세계 여성의 날 (International Women's Day)맞이 고찰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페북, 링크드인등에 이와 관련 행사들 사진들이 종종 뜬다.
그중에 이쪽에 낯익은 얼굴이 역시나 포스팅을 했다.
그녀는 각종 패널에 종종 스피커로 등장하는데 특히 일하는 여성 관련주제를 많이 다뤘다.
몇 년 전 임신 중에 (아직 아무한테도 말 안 했던 초기당시) 친구가 초대해서 이런 여성 관련행사에 참석했는데
네트워킹시간에 잠시 인사를 나눴는데 매우 밝은 에너지가 뿜뿜나오는 좋은 인상이었다.
근데 패널디스커션이 시작되자 그녀가 한말이 좀 걸렸다.
"I have never changed my children's poop dipers"
웃으며 매우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를 보고 뭔가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나만 있었을까?
그녀는 늘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엄청많은 출장을 다니며 커리어를 쌓아온 사람이었다 (근데 내 주변에 안 그런 사람이 있나-_- 홍콩에서는 그리 비싸지 않은 헬퍼시스템이 잘되어있어서 결혼출산이 경력단절로 여겨지지 않는다)
어린 친구들에게 멘토역할을 종종 하는 그녀가 그런 말을 자랑하듯(?)하는 게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물론 나도 헬퍼한테 시켰으면 한번도 기저귀안갈을수 있었겠지. 근데 그건 상상도 하지 않은 일이다.
물론 개인 가치관의 차이다. 그녀를 나쁜 엄마라고 판단한다기보다 그녀의 그런 삶이 인간으로서 전혀 부럽거나 따라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10년간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와 페미니즘, 여성주의에 관한 토론에 매우 익숙하다.
하지만 한번도 여성단체를 들어간 적은 없었던 거 같다.
투자은행 다닐 때도 사내에서 큰 영향력이 있는 women's network에 조인하라고 초대를 받았지만 그냥 거절했다.
어릴 때부터 나의 이론은 그런 단체에 합류해서 활동하기보다 그냥 남자들이 득실거리는 현장에서 높이 올라가서 행동과 결과로 보여주는 게 더 임팩트 있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그런곳에서 스피커나 멘토로 나온 사람들을 보면 필요이상으로 공격적이거나 자아도취이거나 행복해 보이지 않는 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도 비슷한 생각이지만 그래도 괜찮은 곳이 있다면 join하고 싶다는 마음이 스멀스멀 들기도 한다.
회사단체생활을 벗어나 나만의 프로젝트나 사업을 할수록 어쩔수없이 마주하는 외로움에서 오는 것 같다 ㅠㅠ
그럴 때마다 그냥 성공해서 (진정으로 내가 행복한 성공) 여성 관련 단체에서 나의 경험을 나누는 사람이 되는 상상을 해야겠다.
자아도취가 아닌 진정으로 내경험을 나눔으로서 한 사람이라도 도울 수 있는 그런 사람.